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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보험/재산종합보험(PKG)

[기업보험 담당자를 위한] 72시간 조항 (72 Hours Clause) 설명 _ 재산종합보험(PAR)

by 머니플레이볼 202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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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사흘 내리 몰아쳤습니다. 첫날 공장 지붕이 뜯겼고, 이튿날 배수가 안 돼 창고가 잠겼고, 사흘째 옹벽이 무너졌습니다.

여기까지는 손해사정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먼저 답해야 하는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이건 사고 한 건입니까, 세 건입니까.

자기부담금이 사고당 1억이라면, 답에 따라 회사가 떠안는 돈이 1억이 되기도 하고 3억이 되기도 합니다. 그 답을 정해주는 조항이 72시간 조항(72 Hours Clause)입니다.

 

'연속된 72시간 이내에 발생한 손해는 하나의 사고로 본다'

약관 문구는 대략 이런 형태입니다.

태풍·홍수·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손해가 여러 차례 나뉘어 발생하더라도, 연속된 72시간 안에 일어난 것이면 그 전체를 하나의 사고(one occurrence)로 간주한다는 뜻입니다. 영문 증권에서는 Hours Clause라는 이름으로 붙습니다.

이 조항이 하는 일은 담보 범위를 넓히거나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사고의 개수를 세는 자를 하나 정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보험에서는 사고 개수가 곧 돈입니다. 자기부담금도 사고당, 보상한도액도 사고당으로 걸리기 때문입니다.

 

자기부담금 1억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위의 사흘짜리 태풍에서 손해가 지붕 5억, 창고 8억, 옹벽 3억으로 총 16억이 났다고 하겠습니다. 자기부담금은 사고당 1억입니다.

72시간 조항이 적용되어 하나의 사고로 묶이면 — 16억에서 1억을 한 번만 공제하고 15억을 받습니다.

세 건의 사고로 나뉘면 — (5억−1억) + (8억−1억) + (3억−1억) = 13억입니다. 자기부담금을 세 번 떼이면서 2억이 사라집니다.

같은 태풍, 같은 손해액인데 조항 한 줄로 2억이 갈립니다. 그래서 이 조항이 없으면 “하나의 사고인가”를 두고 다툼이 생기고, 그 다툼은 대체로 보험금 지급을 늦춥니다.

 

함정 1 — 하나로 묶이는 게 항상 유리한 건 아닙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담당자가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자기부담금만 보면 하나로 묶이는 게 유리합니다. 한 번만 떼니까요. 그런데 보상한도액도 같이 묶입니다.

풍수재 담보의 보상한도액이 사고당 100억인데 사흘간 총 손해가 150억이라면, 하나의 사고로 묶이는 순간 100억까지만 나옵니다. 세 건으로 나뉘었다면 각각 100억 한도가 걸려 150억 전액이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즉 손해가 작을 때는 묶이는 게 유리하고, 손해가 한도에 육박할 만큼 클 때는 묶이는 게 불리합니다. 72시간 조항을 “피보험자를 위한 조항”이라고만 알고 계셨다면 절반만 아신 겁니다.

한도가 넉넉한지, 사고당인지 연간 총액(aggregate)인지를 같이 봐야 이 조항의 유불리가 나옵니다.

 

함정 2 — 72시간을 어디서부터 세는지가 남습니다

72시간이라는 길이보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이 기산점입니다. 태풍이 접근한 시점인지, 첫 손해가 난 시점인지, 기상특보가 난 시점인지에 따라 어느 손해가 안에 들어오고 어느 손해가 밖으로 밀려나는지가 달라집니다.

많은 약관이 이 시작 시점을 피보험자가 지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손해 분포를 보고 가장 유리한 72시간 구간을 고르라는 취지입니다. 다만 보험기간이 시작되기 전으로 소급해 지정할 수는 없고, 여러 구간을 겹치게 잡을 수도 없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선택권이 증권에 실제로 들어 있는지는 조건마다 다릅니다. 재보험 조건이 그대로 내려온 증권이면 문구가 영문 그대로일 수도 있습니다. 사고가 난 다음에 찾아보지 마시고, 갱신 때 미리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함정 3 — 모든 위험이 72시간인 것은 아닙니다

이름이 ‘72시간 조항’이라 전부 72시간일 것 같지만, 위험별로 시간이 다르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진은 72시간, 태풍·홍수는 72시간을 쓰는 경우가 흔하지만 조건에 따라 48시간이나 168시간(7일)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장마나 정체전선처럼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강우에서는 72시간으로 끊는 것이 실제 사고의 모습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 증권에서 어떤 위험에 몇 시간이 걸려 있는지는 증권 문언을 직접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보험사·재보험 조건마다 달라지므로 인수 담당자에게 확인하시는 것이 확실합니다.

 

담당자가 실제로 해야 할 일

첫째, 우리 증권의 풍수재·지진 자기부담금이 사고당인지, 그리고 몇 시간짜리 조항이 붙어 있는지 한 줄로 정리해 두십시오. 태풍이 올라온 다음에 찾으면 늦습니다.

둘째, 사업장이 여러 곳이면 이 조항의 무게가 훨씬 커집니다. 전국에 흩어진 사업장이 같은 태풍에 순차적으로 피해를 입을 때, 그것이 한 사고인지 여러 사고인지가 자기부담금 횟수를 그대로 바꿔놓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고가 나면 손해별 발생 시각을 기록해 두십시오. 기산점을 고를 수 있는 조건이라면 그 기록이 곧 협상 자료가 됩니다. 나중에 복구하면서 되짚으면 시각이 뭉개집니다.

이 조항은 보상 여부를 다루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사고에서 회사가 떠안을 금액을 조용히 몇 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다룬 부보비율 조건과 마찬가지로, 사고가 난 뒤에는 손댈 수 없는 종류의 숫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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